안녕하세요.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허희철 활동가입니다.
날씨가 어마하게 어마합니다. 장난아니게 장난 아닙니다. 감당이 불감당입니다. 이 더위를 피해 우리는 사무실을 뛰쳐나왔습니다. 사무실 주변 커피숍에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느새 이 커피숍은 단골이 되었습니다. 단골을 만들어준 불볕더위에 감사의 말을 전해야하나 고민이네요. 자 사무국 일기 시작합니다.
지난주 화요일(7월 26일). 매주 화요일은 식물소모임 ‘들꽃’이 있는 날이죠. 이번에는 과천에서 관악산으로 올라갔어요. 조금 가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시원하게 더위를 식혔어요. 가재도 잡았어요. 물론 담쟁이선생님이 잡았지만. 저는 가재를 처음 봐서 무척 신기했어요. 그만큼 관악산 계곡이 깨끗하다는 의미겠죠. 오전을 계곡에서 보내고 바로 서울대공원으로 갔어요. 왜냐하면 ‘산새야물새야’가 서울대공원에서 진행되기에 사전답사를 왔어요. 동물원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동물원을 끊은지 5년이 넘었는데 의도치 않게 동물원에 가게 되었어요. 다녀와서 다시 한 번 다짐을 했어요. 동물원은 없어져야 한다고. 답사를 마치고 바로 산본중심상가로 갔어요. 왜냐. 군포시의 뻘짓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요. 군포시가 스카이스크린이라는 거대한 LED지붕을 산본중심상가에 설치하려고 해서 반대 서명전을 했거든요. 벌써 3주째 군포시민협 단체들이 나와서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어요. 더위 때문에 짜증도 많이 났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요. 막아야죠. 왜 정치인은 듣지 않고 보지 않을까요. 우리도 좀 살자고요. 제발.
수요일(7월 27일). 아무 일정이 없어서 에너지캠프 준비를 하고 기타 잡무를 하다가 저녁에 산본중심상가로 갔어요. 얼마 전 현장실습에 나간 19세 젊은 청년이 일터의 부당함에 견디다 못해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바로 그 청년, 김군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추모제를 열었어요. 거기에 참석을 했어요. 노동자가 언제까지 죽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에 할 말을 잊고 돌아왔어요.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것을 끊임없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과연 역사인가 싶네요.
목요일(7월 28일). 청소년에너지캠프 준비를 하고 오후에는 다시 산본중심상가로 가서 스카이스크린 반대서명전을 했어요. 더위에 고생한 우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금요일(7월 29일). 해마다 경기도 내 환경운동연합이 모여 청소년에너지캠프를 개최합니다. 올해는 적정기술을 주제로 여주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청소년에너지캠프를 진행했습니다. 무려 1박 2일. 비를 뚫고 교통체증을 뚫고 80여명의 청소년과 20여명의 활동가들이 모여 알찬 시간을 보냈어요. 자세한 사항은 우리 소식지 오색딱다구리 가을호에서 만나세요.
월요일(8월 1일). 청소년에너지캠프의 여독을 주말동안 다 풀지도 못하고 월요일이 밝아버렸어요. 이런. 매월 첫 번째 월요일은 안양천 모니터링 하는 날. 날이 더워서 평상시보다 1시간 일찍 만나 진행했어요. 일찍 시작하니 일찍 마치고. 좋아요. 사무실이 더워서 나가고 싶었지만 함께사는길 발송작업을 해야해서 선풍기 두 대로 버티며 빛과 같은 속도로 소식지 작업을 끝내고 우체국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휴가가기 전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커피숍에 앉아서 전은재 차장과 피튀기며 논의를 하고 각자의 집으로 GO.
화요일(8월 2일), 화요일은 식물소모임 ‘들꽃’이 있는 날이죠. 이제 다들 아시죠? 근데 날이 어마어마하게 더워서 8월은 담쟁이자연학교에서 세밀화를 그리기로 했어요.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각자 마음에 드는 산새와 물새를 하나씩 골라 세밀화를 그리는 것이죠. 처음 그리는 사람이 많지만 다들 어디서 그런 실력이 나오는지. 저도 노력 좀 해야겠는데.....그리고 점심을 먹고 오색딱다구리 가을호에 실릴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역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니 잠이 오더군요. 하지만 두 눈을 부릅뜨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소식지 글을 작성했어요. 그렇다고 많이 쓴 것은 아니지만. 하지만 에어컨, 에어컨, 에어컨.
수요일(8월 3일). 오전부터 손님이 찾아왔어요. 지난주에 갑자기 중학생들이 우리 단체를 방문하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그 날이 바로 오늘. 환경에 처음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라 최대한 환경, 생태 등에 호기심을 발동할 수 있도록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 과연 결과는. 그리고 우리는 짐을 싸서 나왔어요. 그리고 밥을 먹고 커피숍으로 와서 오색딱다구리 글을 계속 썼어요. 일단 저는 다 썼어요. 다시 읽어봐야겠지만. 그래도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요렇게 사무국일기를 쓰고 이죠. 읽어주셔서 매우 많이 감사. 다들 더위에 굴복하지 않는 여름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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