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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생태

얼어버린 포일 습지, 알 속의 산개구리 올챙이들이 시련을 이겨내고 새상을 향해 힘차게 뛰쳐나오기를...

완연한 봄인가 싶더니 뺨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따스한 햇볕이 무안할 정도로 공기가 쌀쌀합니다.

두꺼비, 맹꽁이, 반디불이 등 다양한 친구들이 살아가던 포일 논습지에 아파트 건축 공사가 시작된지도 벌써 3년이 넘었습니다.

인간의 주거를 위해 맹공이의 삶의 터전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뭇 생명이 함께 어우러져 살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 습지를 보존하는 활동도 아파트 공사와 함께 3년이 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산개구리가 포일 습지에 내려 와 첫 산란을 했습니다.

오늘은 산개구리, 두꺼비 등이 부화 후 차도로 넘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한 차단막 설치 건으로 공사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아직 한창인 공사로 중장비의 굉음과 덤프트럭이 뿌리고 가는 흙먼지로 가득 찬 건설 현장을 비집고 들어가 습지에 다다랐습니다.

아래 습지는 물이 거의 없고 남아 있는 물조차 꽁꽁 얼어 있어 도저히 개구리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상류 쪽 공사로 잠시 물길을 차단해 놓은 상태인데 몇 일 내로 다시 물을 공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직 상류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물길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못 했습니다.

개구리와 두꺼비가 산란을 시작한 지금 생태 통로인 물길을 정비하는 것이 급합니다.








아직 공사 중인 물길을 따라 윗 습지로 향했습니다.

상류 쪽에는 물길을 가로지를 도로가 들어 설 자리에 생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지하 터널을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터널 매립 공사 현장을 지나  송전탑을 끼고 몇 걸음 더 옮기면 윗 습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래돼 흐린 거울처럼 얼어버린 습지 중간 중간으로 듬성 듬성 말라 비틀어진 부들들이 애원하듯 손내밀며 삐져나와 있습니다.

그나마 해볕이 탁한 얼음을 뚫고 어둡기만 한 습지 바닥을 비춰 온기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지난 번 왔을 때 보다 더 많은 산개구리 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두꺼비 알은 보이지 않습니다.




살아보겠다고 벌써부터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위장하고 있습니다.

수면의 얼음 때문에 부화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하지만 녀석들을 믿습니다.
 
이정도 시련쯤은 가볍게 이겨내고 꽃피는 계절에 맞춰 힘차게 꼬리를 흔들며 습지를 누비리라.

그리고 여름이 오면

작년의 반디불이가 다시 은은한 불빛으로 습지를 비추고

맹꽁이와 개구리들의 행복한 합창이 울려퍼질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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