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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생태

회원 번개에서 만난 철새들


지난 토요일 석수역 앞 안양천에서 철새 보기 회원 번개를 진행했습니다.

석수역 5분 거리에 안양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조심스레 건너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만치 새들이 무리를 지어 노닐고 있었습니다.



역시 흰뺨검둥오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몸집도 크고 수도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몸 전체에 갈색과 흑갈색 무늬가 섞여 있고 뺨은 희끄무레하며 부리 끝이 노란 것이 특징입니다.
 
기러기모 오리과로 몸길이가 60cm 정도 됩니다. 주로 씨와 수초를 비롯한 식물성 먹이와 무척추동물을 먹습니다.

본래 겨울 철새로 겨울에 북방지역에서 번식한 개체가 내려와 많은 수를 볼 수 있는데 지금은 텃새처럼

올라기지 않고 눌러앉아 연 중 내내 보이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쇠오리도 적지 않습니다.



비록 몸집은 작지만 흰뺨검둥오리들과 어울리며 안양천을 지키고 있습니다.

몸길이가 38cm로 우리나라 오리류 가운데 가장 작습니다. 숫컷의 머리는 적갈색이며, 눈 주위에서 뒷목까지 짙은 녹색입니다. 겨울철새입니다.

역시 얕은 곳에 사는 수면성 오리로 흰뺨검둥오리와 같이 식물성 먹이와 무척추 동물을 먹고 삽니다. 왜 쇠오리와 흰뺨오리가 같이 어울려 다니는 지 알겠죠.


강바람이 조금은 쌀쌀했지만 안양천의 귀여운 손님들을 만나는 기쁨에 추위도 물러서는 듯 합니다.



날이 많이 추워서인지 오리들의 움직임이 둔합니다. 머리를 뒤로 돌려 깃속에 파묻고 자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얼굴 좀 보여 달라고 사정해 봐도 까칠하기 그지 없습니다.


고방오리 입니다. 몸길이가 숫컷은 75cm, 암컷은 53cm로 겨울철새입니다.

숫컷은 머리에서 뒷목까지 짙은 밤갈색인데, 앞 목과 가슴은 아주 밝은 흰색이어서 뚜렷이 대비됩니다. 

암컷은 몸 전체가 누르스름한 갈색인데 바늘(pin)처럼 뾰족한  꼬리(tail)를 가졌는데, 그래서 영어 이름이 핀테일(pintail)입니다.

곡류와 수초의 잎과 줄기, 물고기, 무척추동물을 먹는데 수면에서 물구나무 서듯 긴 꼬리를 물 위로 치켜들고 머리는 물 속에 집어넣어 먹이를 찾습니다. 

쇠오리도 꿈나라에 가 있네요.




오리류 중에는 비교적 수가 많지 않아 보기 힘든 넓적부리도 찾아왔습니다.


넓적부리는 서울지역에서는 중랑천과 안양천에서 볼 수 있는데 수컷의 머리는 금속 광택의 짙은 청록색이며, 가슴은 희고 배는 적갈색입니다. 검은색의 크고 넓적한 부리를 가지고 있어 쉽게 구분이 됩니다. 암컷은  다른 오리류의 암컷처럼 평범한 갈색이지만, 갈색의 넓적한 부리로 인해 다른 오리류와 구분되는데, 눈이 갈색입니다.


좀 더 다양한 새들을 만나기 위해 필드스코프를 들고 안양천을 따라 걸었습니다.

안양천의 물길을 따라 펼쳐진 하얀 눈 길 위로 뽀드득 뽀드득 흔적을 남길 때마나 차가운 강바람이 살며시 얼굴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흔들어주었습니다.


꽃마리의 자운영, 고마리 선생님이 생태안내자가 되어 똑같이만 보이던 철새들에게 하나하나 이을 붙여주고 알 수 없던 몸짓들을 설명해줬습니다.

 바쁘게 헤엄치다 뿅하고 물 속으로 사라지는 논병아리가 잠수성 조류여서 그렇다는 것을, 뭍으로 올라와 있는 힘뺨검둥오리가 많은 것은 추워서가 아니라 먹을 것을 찾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수면성 오리들은 얕은 물길이 있어야 먹을 것을 구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고방오리, 넓적부리, 비오리, 논병아리, 청둥오리, 청머리, 왜가리, 재갈매기 등, 2시간 정도 안양천변을 걸으며 만났던 철새들은 저마다의 삶의 방식으로 안양천의 다른 생명들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번개 모임을 통해 회원들의 얼굴도 보고 우리 동네의 철새들의 사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포일 습지와 안양천의 맹꽁이과 두꺼비, 반딧불이와 피라미 등 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지요. 도시 속에서도 이 처럼 우리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