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은 의왕 내동초등학교가 체육관 신축을 위해 운동장의 느티나무를 벌목하려 하는 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 의견을 밝힙니다.
내동초등학교는 2013년 개교 직후 '학교 숲 조성학교'로 선정되었습니다. 학교 숲 가꾸기 사업은 청소년이 자연을 접하며 성장하도록 교내에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학교 옥외환경을 개선할 뿐 아니라, 교사·학생·학부모·졸업생·지역주민의 유대감과 공동체의식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개교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내동초등학교가 학교 숲을 조성할 수 있었던 까닭은, 학교가 들어서기 전부터 느티나무가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동초등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운동장 왼쪽 편에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내동초등학교 부지는 3면이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으며 각 면에는 콘트리트 축벽, 본관건물, 별관건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자리 잡고 있는 남동쪽 방향은 내동공원과 마주하고 있어 유일하게 열려있는 공간입니다. 이 자리에 느티나무를 베어내고 체육관 건물을 세운다면 내동초등학교는 4면이 모두 인공물로 막히게 됩니다. 좁은 운동장의 사방이 시멘트로 막힌 삭막한 공간은 학교 옥외환경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또한 바람길을 고려하지 않고 운동장 사방에 조밀하게 건축물을 배치할 경우 대기정체로 인해 대기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됩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알려지며 학교 내 체육관 건설이 시급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체육수업이 실내수업으로 대체되면서 학생들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체육관 내 공기정화장치 설비와 관리가 되지 않으면 도리어 야외보다 실내체육관의 공기질이 더 나쁜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참고: 야외수업 대신 실내 체육관 미세먼지 안전지대 아니다, 경기신문, 2019.3.7.보도) 특히 내동초등학교의 경우는 미세먼지에 대한 해답이 아니라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의 임시 방편에 불과합니다. 미세먼지를 차단하거나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학교 인근에 장기적으로 도시숲을 조성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내고 건물을 짓는 행위는 결코 미세먼지의 대응책이라고 미화할 수 없습니다.
느티나무 벌목 계획은 내동초등학교 운영위원회를 통해 승인되었고, 7월 26일 경기도군포의왕교육지원청 공유재산심의위윈회를 통해 확정되었습니다. 학교의 자산을 처분하는 데 필요한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정과정에서 일반 학생과 학부모의 의사는 전적으로 배제되었기 때문에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항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부지가 되기 전부터 그 땅에 살아왔던 느티나무를 벌목하는 사안에 대해서 소수의 학교 관계자만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공동체가 함께 논의해 결정해야 합니다.
내동초등학교의 느티나무는 지역사적 측면과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보존해야 할 근거가 충분한 나무입니다. 또한 학교 내의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우리 학생들이 자연의 조화로움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통로가 됩니다. 기술문명중심 사회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태적 상상력이 요구되는 시대에 교육적 측면에서도 느티나무의 보전은 학교 시설의 증축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가치입니다.
2019. 7. 30.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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