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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대시민 토론회 - 사업 타당성 검증 전혀 이뤄지지 않고 일방적 추진 의사만 재확인




지난 13일 의왕시여성회관에서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대시민 토론회가 있었다.

토론회는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의왕시는 사전에 합의한 토론회 룰을 지키지 않고 자신들의 편의대로 토론회를 운영했다.

3분 내로 하기로 한 사장 인사는 20분이 넘는 레일바이크 홍보 발언으로 변질됐다.

사전 합의가 없었던 서울메트로의 사업 설명이 진행되기도 했다.

사업 설명에서 레일바이크 코스가 갑자기 변경돼 소개되기도 했다.

당일 사업 설명은 불과 몇 일 전 의왕시가  제출한  토론회 발제 자료와도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변경된 납득할만한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변경했으니 환경단체도 이제 받아들일 것이란 정신나간 소리를 했다.

호수횡단 부분만 변경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철새 서식지를 침범하고 있는 레일바이크 철로 전체가 호수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철새에 대한 위협은 여전하고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다.

의왕시가 계획하는 철로 코스는 몇 일 사이로도 아무런 근거나 기준도 없이 비판만 피해가보겠다고 고무줄 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

하지만 사업 타당성 조사는 철로처럼 늘였다 줄였다가 안 돼, 변경되기 전 철로에 대한 것으로 제시하는 한 편의 개그쇼를 연출했다.



철새 보호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고 그렇다고 레일바이크 사업 수익성도 신뢰할만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타당성 조사 용역을 담당한 서울메트로가 레일바이크 사업 이해당사자라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서울메트로 측은 자신들은 공기업으로 수익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구조조정 되지 않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고백을 했다. 하지만 자기 밥그릇 지키기라는 엄청난 사심이 반영된 타당성 조사는 더더욱 신뢰할 수 없다. 서울메트로 양회성 과장은 철도박물관과 생태탐사관 방문자를 레일바이크 이용 수요로 잡아 최소로 잡은 것이라 주장했지만 철도박물관과 생태탐사관 방문자가 모두 레일바이크를 이용할 것이란 근거는 전혀 없으면 이는 오히려 수요를 지나치게 과장하게 잡은 것이다. 특히 생태탐사관 방문자들은 새를 보러 오는 사람들인데 레일바이크가 생기고 새가 사라지면 대부분 왕송호수를 찾을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토론회가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조류 보호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측에서 나온 조삼래 교수는 조류 서식지를 침범해 설치 계획 중인 레일바이크가 과연 조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즉답을 회피하고 엉뚱한 뉴질랜드 사례를 통해 동문서답만 했다. 그것도 국내 최고의 조류 권위자인 윤무부 교수님이 참가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어서 그 정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실 의왕시가 처음 조류전문가로 윤무부 교수님을 모시려고 했으나 교수님의 의견이 시의 입장과 달라 시가 토론자를 바꾼 상황이었다. 윤교수님은 토론회가 끝나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 뉴질랜드와 다르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한다.

의왕시는 지역 경제활성화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전혀 제출하지 못 했다. 오직 레일바이크 사업은 수익성이 있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없고 몽상적인 주장만 반복했다. 레일바이크 업자의 수익성만 고민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주민들에 대한 지원책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식이라면 레일바이크 옆에 식당 창업했다 가계가 판탄나도 의왕시는 나몰라라 할 것이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말만 듣고 찬성하던 주민들 중에는 사실상 지역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당혹스러워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아무 근거도 대안도 없이 수익성 있다는 몽상적 주장만 반복하는 시와 서울메트로와 달리 반대측 발제와 토론자들은 의미있는 대안들을 제시했다.

발제를 맡은 박철하 의왕풀뿌리희망연대 공동대표는 일본 황새마을 도요오카를 예로 들면 생태계를 보존하면서 지역경제도 활성화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예로 든 도요오카는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황새를 발견했던 마을로 황새를 복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소식을 듣고 3배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지역의 생태학습장과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해 경제적 효과도 300억원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새가 있어야 사람도 찾아온다며 왕송호수의 생태자원과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을 연계한 지역 경제 살리기를 대안으로 소개했다.

토론자로 나선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의왕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주민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 생태가 잘 보존된 왕송호수이지 유원지가 아니며 지금까지 그린벨트가 해제된 의왕지역을 보면 택지로 지정돼 주민들이 아니라 부동산업자와 투기꾼만 배불려줬다며 지금 왕송호수 주변 마을에는 오랫동안 땅을 지켜온 주민들을 위한 그리고 주민들이 참여해서 만드는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도영 의왕시민모임 부대표는 의왕시가 레일바이크 사업을 하면 수질개선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하는 것에 비판하며 수질 개선 사업은 주민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고 레일바이크과 상관없이 진행해왔고 또 진행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또 레일바이크와 연게해 추진되는 민자역사도 대형쇼핑몰이 생기면 오히려 지역 상권을 죽이고 대자본의 배만불리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병권 생태학자는 왕송호수 주변에 나무를 심고 생태를 가꾸는 것이 먼저라고 말하면서 시에서 랜드마크를 운운하면서 레일바이크를 추진하는데 산천어 축제에서도 보듯이 렌드마크는 산천어와 연계된 컨텐츠이지 축제장의 시설이 아니며 왕송호수에서 랜드마크를 말하고자 한다면 철새와 관련된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태를 통한 치유프로그램 등이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며 새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CCTV를 새 가까이에 설치하고 새들의 먹이생활, 부화장면 등을 8월에 완공될 조류탐사관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각 학교로도 송출해 교육용으로 쓸 수 있게 하는 안을 제시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꽃마리생태안내자 박정금님은 의왕시민으로서 오랫동안 왕송호수와 함께하면 느꼈던 생태의 소중함을 말하면서 레일바이크로 인해 이런 것들이 사라질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물려줘야 할 것이 레일바이크인지 아니면 아름다운 자연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시민들이 제출한 진정어린 우려와 대안에 대해서는 어떤 토론도 진행되지 못했다. 아무런 타당성과 대안없이 레일바이크 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왕시의 의지만 확인했다 의왕의 4대강 사업인 재앙적인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설치를 막고 왕송호수와 지역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싸움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